청소년부 설교

[뜻을 정하다] 뽕나무는 있다(누가복음 19:1~10)

갈렙처럼 2025. 2. 3. 16:45
반응형

뽕나무는 있다

누가복음 19:1~10

 

 

언젠가 KBS 2TV '미녀들의 수다'에 출연한 홍익대생 이모양이 “키 작은 남자는 루저(패배자)라고 생각한다"고 발언해 소위 "루저 사태"가 촉발되었습니다.

미수다는 지난 9일 방송에서 홍익대 재학생 이도경씨가 '키가 작은 남자와 사귈 수 있느냐'는 주제로 대화를 나누던 도중, "키는 경쟁력이다. 키 작은 남자는 루저라고 생각한다"고 말하는 장면을 그대로 내보냈습니다.

 

방송 이후 인터넷에선 이씨를 비난하는 악성 댓글이 쏟아졌고 이씨가 재학 중인 홍익대 교수진에도 비난 메일이 폭주했습니다. 이씨는 결국 "(방송 출연이) 낯선 상황에서 경황없이 대본대로 말하게 됐다. 분노를 느끼신 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었다"면서 사과문을 올렸지만, 네티즌의 공격은 그후에도 계속되었습니다.

 

20대 여성 150여 명에게 남성들의 평균키를 물었습니다. 상당수가 175cm라고 말했습니다. 만약 170cm가 안 되면 그 남자를 사귀지 않겠다고 대답했습니다.

 

지금 세월이 지났지만 고3 남학생들의 평균키가 173cm입니다. 만약 키가 165cm 정도 되는 학생들이라면 고민이 무척 많을 것입니다.

 

현대는 외모 중심의 사회이기에 키가 작다는 것은 상당한 콤플렉스가 됩니다. 매사에 자신감이 없고 낙담하고 공부나 삶에 의욕을 잃을 수 있는 원인이 됩니다. 어떤 의미에서 키와 자신감은 같이 가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이런 말들이 있습니다.

 

“행복은 성적순(順)이 아니랍니다! 행복은 키순(順)이랍니다!”

맞습니까? 그래서 성적은 좋지 않아도 행복한 학생들이 있을 수 있지만 키 작은 학생들이 행복한 경우는 없는 것입니까?

1. 우리 시대의 삭개오

여기 키 작은 사람이 있습니다. 삭개오. 이름만 들어도 벌써 땅딸보라는 느낌이 확 들어옵니다. 안 그렇습니까? 히브리인들은 체형이 날씬하고 키가 큰 편입니다. 멋있게 생겼습니다. 그러니 삭개오 자신은 키 때문에 얼마나 속상하고 삶이 힘들었겠습니까?

 

사실 키, 외모라는 것은 그 사람의 인격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습니다. 운동을 잘 하고 못하는 사람이 있고, 노래를 잘 하고 못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처럼 키는 클 수도 있고 작을 수도 있습니다. 키가 작아서 불편할 때는 있지만 장애가 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기준치를 정해놓고 그 이상이 되지 못하면 왕따가 되게 하는 고약함이 있습니다.

 

그것은 비단 키만이 아닙니다. 한 사회가 정해놓은 기준에 미치지 못하면 그 사람들은 그 시대의 삭개오가 됩니다. 우리 시대의 삭개오, 그들은 다양하게 나타납니다.

 

학벌이라는 잣대가 있습니다. 학벌이라는 것은 초등학교만 나올 수도 있고 대학교를 나올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꼭 대학교를, 그것도 일류대학을 나와야만 합니다. 일류대학을 나오지 못하면 취직이나 결혼도 마음대로 못하는 현실입니다. 학벌이 우리의 인격에 하등의 관계가 없어도 우리 사회는 학벌의 잣대에 미치지 못하면 그 사람을 장애자처럼 여깁니다. 그들은 학벌의 삭개오입니다.

 

우리 시대는 공주님 같은 예쁜 얼굴, 왕자님 같은 얼굴만을 찾습니다. 개성이라는 것은 없습니다. 그래서 얼굴을 뜯어고치는 성형수술을 합니다. 더 예쁜 얼굴을 하려고 성형수술을 했던 20세의 김모양이 2시간 30분 동안 턱 수술을 하고 다음날 갑자기 호흡곤란을 일으켜 죽었습니다. 그녀는 얼굴이 못 생긴 삭개오이고 우리 시대가 죽게 한 삭개오입니다.

 

어떤 여학생들은 살찐 몸매로 고민합니다. 그들은 살찐 삭개오입니다.

개그우먼 이영자는 한창 나갈 때는 98kg, 허리는 44인치입니다. 그래서 다이어트를 시작했습니다. 다이어트의 비결은 “무조건 뛰어라”. 그는 양화대교에서 원효대교까지 한강변을 따라 왕복 7km를 매일 뛰다 걷는 일을 반복했습니다.

 

10개월만에 98kg의 몸무게가 64kg, 무려 30kg이나 감량했다고 떠들었습니다. 살인적인 감량 작전입니다. 얼마나 고민되었으면 얼굴을 탄력 있는 천으로 묶었고 배에는 복대를 하고 잤을까요? 나중에 이영자는 달리기 다이어트가 아니라 병원에서 군살을 제거했다는 사실이 폭로되면서 연예계를 떠나야 했습니다. 이영자씨도 우리 시대의 살찐 삭개오임에는 틀림없습니다.

2. 우리 시대의 뽕나무

삭개오는 키 작은 고민을 뭔가에 몰두하는 것으로 찾았습니다. 그는 유대인들이 기피하는 세리장이 되었고 돈에 몰두함으로 자신의 고민을 잊어버리려 했고 보상받으려 했습니다. 그는 돈에 파묻혀 자신의 약점을 잃어버리려 했던 것입니다.

몰두! 중독! 그것은 우리 시대의 삭개오들이 현실을 도피하는 도구가 되고 있습니다. 남자 청소년 40%가 컴퓨터에 중독되었고 여자는 이보다 낮은 18% 정도가 중독되었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중독 경향을 보인 청소년의 47%가 컴퓨터를 주로 게임이나 오락에 이용한다고 합니다.

 

그들 중의 대부분이 나름대로의 삭개오일 것입니다. 키 작은 삭개오, 얼굴에 대해 콤플렉스를 느끼는 삭개오, 너무 뚱뚱해서 삭개오, 공부를 못해서 삭개오… 그럴수록 컴퓨터에 몰두하며 얼굴을 탓하지 않고 키를 탓하지 않는 가상 세계 속에서 공주님이 되고 왕자님이 되어 현실을 도피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몰두”가 문제 해결을 위한 것은 아닙니다. 학교 공부가 힘들다고 컴퓨터로 피신하고 친구들에게 인기가 없다고 사이버 공간으로 숨어버립니다.

 

채팅은 철저히 자신을 은닉하게 만든답니다. 얼굴이 없고 외모를 드러내지 않는 채팅 속에서는 자신이 왕인 것 같습니다. 외모로 인한 콤플렉스를 느낄 필요도 없습니다. 내 손가락 하나면 나는 왕이 되기도 하고 멋있는 왕자님이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순간 뿐 컴퓨터에서 나오면 우리의 삶은 현실입니다. 문제와 고민이 고스란히 나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러니 술 중독자, 마약 중독자들처럼 컴퓨터로 숨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컴퓨터 중독입니다.

 

삭개오는 돈을 벌고 지위를 얻었습니다. 사람들이 그 앞에 굽실거렸습니다. 그러나 본심들은 아니었습니다. 삭개오의 인격 앞에 존경심을 품은 게 아니라 삭개오의 권력 앞에 비굴한 웃음을 보이는 것입니다. 비굴한 웃음은 돌아서면 비웃음이 됩니다.

 

삭개오는 예수님에 대해 들었습니다. 소문에 의하면, 예수님은 초 능력자였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키를 늘려주실 분은 아닐 것입니다. 그는 단지 호기심으로 예수를 찾아갔습니다. 사실은 그의 육신 속에 있는 영혼의 갈급함이 예수님을 찾게 만들었습니다.

 

모든 인간에게는 두 존재가 있습니다. 나라는 존재와 내 속에 또 하나의 내가 있습니다. 나는 배가 불러도 내 속에 있는 나는 배가 고플 때가 있습니다. 나는 웃고 있지만 내 안에 있는 또 하나의 나는 울고 있을 때가 많습니다.

 

어른들, 타인들은 겉의 나 밖에 모릅니다. 그래서 겉의 내가 예쁘고 공부를 잘 하면 내 안의 나도 행복한 줄로 압니다. 그러나 그게 전부가 아닙니다.

 

삭개오 속에는 또 하나의 내가 있습니다. 울고 있는 내가 있었고 괴로워하는 내가 있었고 수치심을 느끼는 내가 있었습니다. 그것을 잘 느끼지 못하고 있을 뿐입니다.

삭개오는 예수님에게로 갔습니다. 수많은 인파들 때문에 예수님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결국 예수님에게 나아갔지만 그곳에서도 문제는 키였습니다. 키 때문에 예수님을 볼 수가 없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주님께 나아간다고 해서, 교회에 나간다고 해서 하루아침에 내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삭개오는 어떻게 했을까요?

3. 뽕나무를 찾아라

삭개오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그의 옆에 뽕나무가 있었습니다. 수치를 무릅쓰고 뽕나무에 올라갔습니다. 거기에서 주님을 발견했고 주님 역시도 그를 보았습니다. 아름다운 만남이 이루어졌습니다. 그는 주님을 영접했고 새로운 세상을 보았습니다.

 

그에게는 뽕나무가 구원이었습니다. 뽕나무를 통한 예수님 발견, 그것이 그로 하여금 인생을 새롭게 변화시켰습니다.

삭개오는 행복한 사람이 되었습니다. 삭개오는 물질에서 초연한 사람이 되었습니다. 그는 배포가 큰 사람이 되었습니다.

예수와의 만남이 그의 삶에 새로운 길을 열었습니다.

 

우리 아이가 헤어 디자이너 박준에게 관심이 있습니다. 박준과 같은 프로가 되고 싶다는 것입니다.

“남자가 할 일이 없어서 여성들의 밥그릇을 넘보아?”

처음에는 야단을 쳤지만 그래도 궁금해서 박준 씨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박준은 전남 해남 출신으로 초등학교를 졸업한 후 14세 때에 야간열차를 타고 서울로 올라왔습니다. 아이스케키 장사, 공사장 잡부, 편물 공장 직공, 고무신 가게 점원을 거쳤습니다. 그러다 22세 때에 친구를 만나러 YMCA 빌딩에 들어갔다가 건물 내의 미용실을 보는 순간 그의 운명은 바뀌었습니다.

“그래, 초등학교 학벌인 내가 남들이 하는 일로는 성공할 수 없다. 남자들이 하지 않는 미용사가 되면 성공할 수 있다!”

 

당시 미용업계에 남자 종업원은 없었습니다. “언니”들만 가득한 미용실에서 그의 인기는 날로 치솟았습니다.

결국 박준 씨는 고향을 떠난 지 35년만에(2000년도) 전국에 65개의 체인점을 거느린 프랜차이즈 사업에 성공, 40억대의 총수로서 미용 최고의 전문가가 되었습니다.

그의 뽕나무는 미용이었습니다. 그는 자신의 학력 미달을 미용이라는 뽕나무에 올라가 더 높은 세상을 보게 된 것입니다.

 

작년 EBS가 <다큐 메거진-현장> 프로그램에서 <이젠 내려다보고 싶다>를 방영했습니다. 이젠 내려다보고 싶다. 키 작은 사람들은 항상 올려다보기만 합니다. 버스에 올라탔을 때 남들의 어깨 아래에 있다는 것이 때로는 굴욕적으로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키 작은 사람들의 고통과 항변을 다룬 <이젠 내려다보고 싶다>에서 가수 신중현씨는 “내가 세상에서 가장 작은 사람인 것 같다, 그러나 키 크고 잘 생긴 외모로 인기를 얻었다면 지금처럼 음악에 전념하지 못했을 것이다. 키가 작은 게 음악생활에는 도움이 컸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신중현씨는 마지막 말로 키 작은 사람들에게 이런 격려 메시지를 보냅니다.“정작 중요한 것은 키가 아니라 자아를 발전시키는 것이다.”그는 외면적인 것보다 정신적인, 자기 자신에 대한 신뢰를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예수님만 잘 믿으면 되는 것이 아닙니다. 예수님을 믿으면서 내가 올라갈 뽕나무가 어디에 있는가를 잘 살펴야 합니다. 키 작고 뚱뚱하고 매력이 될 부분이 없다고 한탄하지 마세요. 사람들 때문에 방해를 받는다고 투덜대지 마십시오. 눈물만 흘리고 컴퓨터 속으로 도망가지 마십시오.

 

뽕나무를 찾으십시오. 어딘가 당신의 뽕나무는 있습니다. 그걸 발견하고 노력과 수고를 통하여 뽕나무에 올라가는 이들이 정상이 될 것입니다. 당신의 뽕나무가 오늘도 당신이 오르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오늘 오르십시오. 다른 사람들이 오르기 전에 빨리 당신 올라야 합니다. 주님께서 오르는 것을 도와주실 것입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