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생명의말씀사에서 간행되었던 책의 내용입니다. 13년 전을 배경으로 읽으세요~]
[神手成家 3장]
부수성가父手成家 이삭
부수성가는 행운이다
성공한 인물의 제2유형은 부수성가(父手成家)이다. 부수성가는 조상의 재산이나 부모의 도움으로 성공한 사람들이다. 앞의 통계에서, 주식부자 176명 가운데 상속이나 증여받은 부자는 133명(75.6%)이다. 삼성이나 현대, 롯데 등 대재벌의 현재 오너들은 부모를 잘 만나서 성공한 재벌 2세, 3세들이다. 그들은 부수성가의 부자들이다. 대물림 부자들인 셈이다.
빌 게이츠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설립자이다. 2011년 9월 현재 그의 재산은 약 590억 달러(약 70조원)로 멕시코의 카를로스 슬림 아메리카 모빌 회장(800억 달러)에 이어 세계 2위 갑부이다. 그는 MS 회장 자리에서 물러난 뒤 자선재단을 설립해 말라리아 질병퇴치 등을 위해 현재까지 280억 달러의 재산을 기부했다.
빌 게이츠에게는 제니퍼(15) 로리(12) 포비(9) 세 자녀가 있다. 그는 영국 일간지 <데일리 메일>과의 인터뷰를 통해 "자녀에게 유산 많이 안 준다"고 말했다. "많은 부는 자녀에게 유해하며… 스스로 돈을 벌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세계 2위 부자인 게이츠가 자녀들에게 얼마 주지 않겠다는 유산은 어느 정도 될까? 자녀에게 물려줄 유산 규모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회피했으나 신문은 게이츠가 “자녀들에게 1000만 달러 씩 물려줄 것”이라는 그간의 보도를 부정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게이츠는 "이 정도의 돈은(1000만 달러) 내 전체 재산의 아주 극소수이다… 이는 그들이 스스로의 길을 찾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 한다."고 말했다. 자신의 부(富)로 자녀들의 인생이 영향을 받지 않기를 원해 이러한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우와~ 게이츠는 유산을 많이 안 준다고 했는데 세 자녀는 각자 1000만 달러(100억)씩 받을 것이다, 라는 말은 부수성가의 한 전형을 보여준다. 아홉 살짜리가 개인자산 100억원으로 인생을 출발하는 부(富)의 대물림은 아무리 봐도 행운아이다. 때로는, 부럽다.
그러나 부수성가(父手成家)는 부수성가(富手成家)라는 잘못된 인생관을 형성할 수도 있다. 대표적 인물이 힐튼가의 상속녀 패리스 힐튼으로 유산으로 받은 돈을 물 쓰듯 쓰며 망언과 추태를 뿌리고 전세계를 돌아다닌다. 부수성가(父手成家)의 대물림에서 부수패가(富手敗家)의 결과를 예감하게 된다.
그런 면에서 미국의 투자회사 버크셔 헤서웨이의 워런 버핏 회장의 막내아들 피터 버핏(53세)은 아버지의 부수성가의 그늘에서 살기를 거부한 사람이다. 그는 ‘자선의 달인’ '주식의 신'으로 추앙되는 아버지와는 상반된 메시지를 전파하며 자신이 즐기는 일을 한다. 피터는 영화 <늑대와 춤을>의 사운드트랙에 참여한 작곡가다. "돈이 전부가 아니라 자신의 인생을 사는 게 중요하다"고 말하며 자기가 행복한 것은 최고 부호의 아들이라서가 아니라 음악을 선택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피터는 최근에 펴낸 <자신의 뜻대로 살라>는 책에서 자녀들에게 진정한 인생의 가치에 대해 가르쳐야 한다고 말한다.
피터 버핏이 만리장성 야외무대에서 음악회를 열었을 때는 콘서트장이라기보다 대통령 선거 유세장을 연상시켰다. 중국인들이 피터에게 열광하는 이유에 대해 중국 언론들은 무한경쟁의 압력에 눌린 중국 젊은이들이 그의 삶에 공감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갑부인 워런 버핏에 대한 주목이 중국의 현재를 말해준다면 인생의 가치를 중시하는 피터 버핏에 대한 관심은 중국의 미래를 보여준다고 미국 격주간 종합 경제지 <포춘>은 전했다.
목회의 부수성가
나는 비신자 가정에서 태어나 고학을 했다. 부모의 지원을 받지 못한 신학생 시절은 배고프고 서러웠다. 여름, 겨울방학이 되면 기숙사에서 내 몰려 교실 한쪽에서 찜통 같은 여름과 마음까지 시린 겨울을 차례로 보내야 했다. 축농증으로 오래 고생했던 것은 난방장치가 안 된 교실에서 기숙하면서 독감에 걸렸고 제 때에 병원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참 부러운 것은 부모가 목사나 장로 권사의 직분인 동료들이었다. 기숙사 동료들은 토요일마다 집에 갔고 주일 저녁에 돌아오면 마른 반찬이나 부식을 갖고 왔다. 그걸 나눠 먹는 친구도 있고 혼자서 야금야금 축내는 친구도 있었다. 하나라도 받아먹을 때는 고마움과 부러움이 있고 혼자서 몰래 먹는 친구들에게는 야속함과 서러움이 있었다.
우리는 함께 졸업을 했다. 실력이나 모든 것이 비등한데 아버지가 내로라하는 교회를 담임하는 친구들은 목사 안수를 받고 2,3년 안에 내로라하는 교회로 부임을 했다. 아버지의 교회를 이어받거나 아버지 친구 목사들의 교회 후임으로 들어갔다. 유능했던 아버지의 자식들은 졸업 이후에도 계속 좋은 대물림으로 성공의 길을 걸어갔다. 이런 경우가 부수성가라고 하면 그 친구들의 기분이 상할까?
그렇다. 성공보장 대물림목회로 출발하는 부수성가형 목회자들은 두 부류이다. 한글로는 같지만 한문으로는 富手成家와 父手成家이다. 청빙을 받아 부임한 목사님들은 富手成家(부수성가)형이다. 여기서 말하는 부(富)는 건물과 신자 재적수를 말한다. 대부분 자기 실력이 있거나 아버지의 후광이 있는 새내기 목회자들로 탄탄한 기존교회로 부임을 한다. 개척교회 목사들과는 출발선이 다르다. 달리기라면 5미터 10미터… 앞에서 출발하는 것이고 바둑이라면 바둑알을 5점 10점… 을 먼저 놓고 시작하는 것이다. 얼마나 유리한 목회 출발인가?
아버지(장인)에게서 목회와 교회를 이어받은 목사들은 父手成家(부수성가)형이다. 특히 대형교회 경우에는 대단한 축복이다. 어떻게 보면 목회의 부전승이다. 치열한 경기에서 추첨이나 상대편 기권으로 겨뤄보지 않고도 이기는 부전승은 행운임에는 틀림없다.
아버지가 목회하던 교회, 그것도 중대형교회의 경우, 아버지를 이어 목회를 한다는 것은 기업으로 말하면 父手成家(부수성가)이다. 기업경영에서 부자 아버지를 둔 아들은 얼마나 큰 행운인가? 아들이 아버지의 기업을 이어서 젊은 나이에 오너가 되고 회사를 계속 발전시키는 일은 부당한 것이 아니라 당연한 권리이자 혜택이다.
교회도 아버지 목회를 아들이 대를 이어 섬긴다는 것이 나쁘게만 볼 일이 아니다. 한 집안의 재산이나 신분, 직업 등을 대대로 물려주고 물려받는 세속적인 의미에서의 세습만을 생각하니 듣기에 거북하지만 목회세습, 교회세습이 모두 잘못된 것은 아니다. 아버지의 목회를 이어받은 목회 현장들은 대부분 이양과정에서 별 탈이 없이 교회가 안정되게 성장한다. 교회가 어려움을 겪는 비율은 세습이 아니라 비세습에서 더 많이 일어난다. 참 아이러니하다. 그러기에 지도력이 평탄하게 이양되는 세습목회는 교회가 누리는 하나님의 축복이다.
중요한 것은, 자수성가 아버지 목사의 일방적인 세습이 아니라 전체 교인의 충분한 동의를 얻어야 한다. 담임목사의 아들목사도 후보자 중의 하나로 세워놓고 엄정한 심사를 통과하고 교인들의 동의를 얻는다면 세습이라는 말로 무조건 비난해서는 안 된다. 지금이 구약시대는 아니지만 제사장이 평생 입고 봉사했던 자기 성의(聖衣)를 아들에게 입혀주며 사역까지 이양하는 광경은 얼마나 멋있고 영성이 전가되는 성스런 장면인가?(출 29:29~30).
한국교회가 아들에게 목회와 교회를 이어받게 하면서 박수를 받지 못한 것은 자수성가형 목회자들이 당회와 교인들의 동의가 없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였다는데 있다. 더 큰 문제는 세습이 한국교회에 유행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富手成家형, 父手成家형 대물림목회들이 많이 일어나고 이것이 교회 분쟁의 원인이 된다는 현실이 크게 걱정이 된다.
이런 문제를 한국교회가 극복하지 못한다면 富手成家(부수성가)가 아니라 부수패가를 만들고 부수성가(父手成家)가 아니라 아들의 앞날을 망치는 엘리 아버지가 될 수도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사울아버지도 아들 요나단의 부수성가를 대물림하려다 패가한 경우이다.
추종자 이삭
성경에서 부수성가(父手成家)는 이삭이다. 이삭은 아버지의 독자로 태어난다. 대부분의 아버지의 재산이 넘어왔다. 그래서 아버지의 손(父手)으로 부자(成家)가 되었다. 물론 자기 손으로 농사를 지어 백배나 얻는 사업가의 수완을 보였지만(26:12~14) 성품으로 보아 아버지 재산의 대물림 없이는 이루어내지 못했을 부전승의 성공이다.
이삭은 그만큼 평범한 생애를 살았다. 고생도 없었지만 영향력도 없었다. 재산의 대물림으로 편안하게 살지만 그것 때문에 오히려 치열함이 없고 고생을 모르기에 영향력도 미미하고 존경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이삭과 같은 부수성가형 인물이다.
이삭의 약점을 오스왈드 샌더스는 이렇게 지적한다.
《이삭은 위대한 아버지와 정도(正道)를 벗어나기는 했지만 빼어난 아들 때문에 왜소화된 불운한 사람이었다. 그러한 불행으로 인해 이삭의 성격은 상처를 입었다. 이삭은 지도자라기보다는 추종자가 되었다.
그는 아버지의 지도 아래 40년을 살았기 때문에 성숙한 개인으로 살아가는데 필요한 완전히 독립된 인격을 개발하지 못했다. 아버지가 위대했다는 바로 그 요인 때문에 이삭의 성장은 부진하였고 조금은 개성이 없는 성격이 되었다.
우리는 잠시도 경건한 부모의 영향력을 과소평가할 수 없다. 그러나 부모가 아무리 고생해도 우리 모두는 각자 자기의 대적과 약점에 직면해야 하고 싸워야 한다.》
부수성가를 이루어 가는 사람들이 귀담아 들어야 할 내용이다. 아버지가 중대형교회를 이루었다면 아들은 더 믿음의 빛을 발해야 한다. 아버지가 세습해준 교회이기에 집안소유이다, 라는 생각은 추호도 없어야 하며 원로목사 아버지의 뒤봐주기로 교회를 이끌어 가려는 마마보이 지도자가 되어서는 안 된다. 그러면 아버지의 그늘에서 성장하지 못하고 그만큼 리더십은 상처를 받고 교회가 내홍(內訌)을 겪게 된다.
반복되지만 부수성가가 나쁜 것은 아니다. 나쁘다기 보다는 과정만 정당하면 富手成家(부수성가), 父手成家(부수성가) 목회는 하나님의 은혜이고 교인들에 대해 감사할 일이다. 문제는 아버지의 리더십 그늘에서 빨리 벗어나야 한다. 아버지의 목회가 아니라 내 목회가 되어야 한다. 우리 아버지의 재산이라는 생각은 머리 속에서 지워버려야 한다. 그래야 교회 세습이 아니라 성경적인 목회 대물림이 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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