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神手成家 2장]
자수성가(自手成家) 야곱(2)
성공은 했으나 외롭다
성경에서 자수성가형은 단연 야곱이다. 야곱이 쌍둥이형 에서를 제치고 언약의 후계자가 된 것은 치열함이었다. 치열함의 세상적 성공 표현이 자수성가이다. 맨주먹으로 출발한 사람이 치열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당대에 자수성가의 성공자가 되겠는가? 야곱은 치열하게 살았다. 문제는 그 치열함이 어느 세월까지는 신수성가의 생애가 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야곱은 오랜 세월이 흐른 후에야 하나님의 섭리를 깨달았다. 그는 아버지와 형을 속인 잘못으로 단신 도주해서 맨손으로 객지생활을 시작한다. 20년 만에 큰 재물을 얻고 돌아온다(30:43). 자수성가를 한 셈이다. 하지만 금의환향하는 그의 모습을 보라. 빈손으로 떠나 혈혈단신 객지생활에서 네 명의 아내와 12명의 아들을 얻고 많은 종과 짐승을 거느리는 거부(巨富)가 되었지만 얼굴 표정은 어둡다. 두려움에 떨었고 형을 만나는 것이 무서웠다. 그렇다면 결코 성공한 사람의 얼굴이 아니다.
당시의 정황을 성경은‘야곱은 홀로 남았더니’(32:24)로 기록한다. 자수성가의 외로움이다. 주변을 의식하지 않고 모두를 경쟁관계로 만들며 넘어뜨렸는데, 그래서 돈과 성공의 고지에는 올랐는데 주변에는 아무도 없다. 아내들을 고향 길로 먼저 보내고 자식들도 앞세웠다. 얍복 강나루에는 혼자만 남았다. 계획된 행동이지만 혼자 남았다는 것은 외로움과 허탈함이다. 이것이 옆을 보지 않고 앞만 보면서 무정하게 달려왔던 사람들이 성공의 고지에서 겪게 되는 혼란과 위기이다.
야곱이 만약 성공을 부(富)로 제한했다면 그는 결코 성공자가 아니다. 야곱이 죽었다고 생각했던 아들 요셉의 초청으로 바로 앞에 섰을 때에 애굽 왕은 “연세가 어떻게 되시오?”하고 묻는다. 첫 대면에서 왜 나이문제를 언급했을까? 야곱의 얼굴에서 거친 삶의 그림자를 읽어낸 것일까? 그 물음에 야곱은 한탄조의 대답을 한다.
“…내 나그네 길의 세월이 백삼십 년이니이다 내 나이가 얼마 못 되니 우리 조상의 나그네 길의 연조에 미치지 못하나 험악한 세월을 보내었나이다…”(47:9).
험악(險惡)한 세월은 내 입장에서는 험(險)했고 남에게는 악(惡)했다는 것이다. 남을 힘들게 하고 실패하게 했으니 오래 살았어도 자랑할 나이가 못 된다는 뜻이 아니었을까?
우리의 성공이 자수성가형이라고 할 때 위험한 부분이 바로 이것이다. 엄청 고생하고 재물은 모았는데 그게 내 자존감을 높여주지 못하고 행복하지 못하고 존경도 못 받는 성공이 될 수 있다. 삶의 방식이 지나치게 개인의 이익을 위해 달려온 인본주의 생애였기 때문이다.
아빠 잡스의 마지막 말 iSorry
IT천재 스티브 잡스는 일(job) 중독자였다. 그래서 어떤 사람은 그가 이름을 Jobs라고 지어 일(job) 중독자가 되었다는 우스갯소리를 했다. 잡스는 자수성가를 했다. 그가 세상을 떠났을 때 세계가 애도했고 찬사를 보냈다. 그의 사후, 한국에서 발매된 전기는 단 하루에 10만부가 팔렸다. 굉장한 인기이다.
세기적인 자수성가 위인은 행복했을까? IT업계에서는 전설이었지만 잡스는 휴대폰 제조업체 HTC에 소송을 제기한 직후 "필요하다면 죽는 순간까지 남아 있는 내 인생과 은행에 있는 애플의 자금 400억 달러를 모조리 바쳐서라도 상황을 바로 잡겠다…. 안드로이드를 무너뜨리기 위해서는 기꺼이 핵전쟁을 불사할 수도 있다"고도 했다. 상황을 바로 잡겠다, 는 말은 경쟁자를 파멸시키겠다는 경고장이다.
사후(死後) 전기 <스티브 잡스>에서도 빌 게이츠를 "기본적으로 상상력이 부족하며 아무것도 발명한 것이 없기 때문에 기술을 다룰 때보다 자선사업을 하는 지금이 더 편한 것 같다. 그는 뻔뻔하게 다른 사람의 아이디어나 훔쳤을 뿐"이라고 비난했다. 그만큼 IT업계에서만큼은 살아남기 위해 경쟁자들에게는 냉정하고 냉혹한 인물이 될 수밖에 없었다.
아이잭슨은 평소 사생활 노출을 꺼리는 잡스로부터 집필을 허락받은 전기에서 “나는 아이들과 늘 함께하지 못했다. 아빠가 왜 그럴 수밖에 없었는지, 아빠가 무슨 일을 했는지 아이들이 이해해줬으면 한다.”는 잡스의 고백을 전한다. 죽어가면서 남긴 아빠 잡스의 마지막 말은 “iSorry”(미안해)이다. 물론 잡스는 가족을 사랑한 남자였다. 딸 에린의 짧은 치마 길이를 걱정했고 생의 마지막 순간이 다가오는 것을 알면서도 세 딸의 손을 잡고 결혼식장에 걸어 들어가는 장면을 꿈꾸기도 했던 자상한 아버지이기도 했다.
그래도 잡스는 자신이 얻은 성취감과 남들이 보여주는 성공만큼이나 행복했을까? 잡스처럼 일중독에 빠져 경쟁관계로 먹고 먹히는 정글의 생애를 살아가는 자수성가적 삶의 방식을 고든 맥도날드는 ‘쫓아다니는 삶’, 남을 추격하는 생애라고 규정한다. 추격자의 삶은 경쟁적이고 이기적이다. 내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남을 실패하게 만들어야 한다. 남의 입장을 살피다보면 자수성가가 될 수 없다.
이런 쫓아다니는 삶은 성공 대열에 오르면서 쫓는 자와 쫓기는 자가 역전(逆轉)된다. 이제는 내가 쫓기고 달아나는 도망자의 스트레스 삶을 살게 된다. 내 성공이 과도한 스트레스가 된다면 성공적인 생애는 아니다. 이것이 자수성가의 함정이다. 야곱은 오랜 세월을 그렇게 살았던 것이다.(2장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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