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훈 저서 모음/[신수성가]

[神手成家] 자수성가(自手成家) 야곱(1)

갈렙처럼 2025. 3. 6.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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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생명의말씀사에서 간행되었던 책의 내용입니다. 13년 전을 배경으로 읽으세요~]

神手成家 2장

자수성가(自手成家) 야곱(1)

 

번영신학을 경계하라

요셉을 말하려면, 먼저 무엇이 떠오를까? 요셉의 트레이드마크는 꿈(dream)이요 비전(vision)이다. 꿈과 비전을 말하면 사람들은 대번에 꿈을 이루어서 입신양명(立身揚名)한 요셉의 형통함을 생각한다. 아, 나도 하나님을 잘 믿어서 멋진 꿈을 꾸고 대복(大福)을 받아야겠다, 내 자식도 요셉처럼 성공자가 되는 비전을 품으라고 가르쳐야겠다…, 꿈과 비전을 생각하는 순간만큼은 남에게 어떤 도움이 될까, 어떻게 남을 성공시킬까? 하나님의 나라를 확장시키는 일에 바른생활로 어떻게 기여할까… 이런 것은 염두에 없다.

 

요셉을 생각하면 번영신학이 먼저 들어오기 때문이다. 신학이 잘못되니 신앙이 잘못되고 신앙이 잘못되니 바른 생활이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 이게 한국교회를 오염시킨 잘못 꿴 첫 단추인 셈이다. 요셉을 이야기할 때는 형통문제, 성공문제에 집중하지 말아야 한다. 자칫 잘못하면 요셉의 생애를 오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요셉을 자수성가한 사람의 대표적 인물로 꼽게 되고 우리도 하나님을 잘 믿어서 부자가 되고 성공하자… 이런 콘셉트가 된다.

 

이런 자기계발류의 콘셉트는 하나님을 ‘인격’이 아니라 성공 ‘수단’으로 이용하게 된다. 돌려받으려는 심사로 십일조를 했는데 물질의 복을 돌려받지 못했다. 그러면 하나님은 영락없는 빚쟁이가 된다. 하나님을 받기만 하고 돌려주지 못한 빚쟁이로, 줄줄이 파산하는 저축은행의 악덕업주처럼 내몰고 있다. 우리가 하나님을 빚쟁이로 만들다니… 뭔가 크게 잘못이다.

 

그래서 요셉을 비롯한 성경인물을 가르치거나 설교할 때는 그들을 넘어 하나님을 보여야 한다. 아브라함이 하나님을 위해 무엇을 했나, 신앙이나 업적을 강조할 게 아니라 하나님께서 무엇을 해주셨나, 하나님을 강조해야 한다. 야곱이 하나님을 위해 무엇을 했나, 열정이나 성공을 강조할 게 아니라 하나님께서 야곱에게 무엇을 해주셨나, 하나님을 바라보아야 한다.

 

요셉도 마찬가지다. 요셉이 하나님을 위해 무엇을 했나, 요셉의 신앙이나 업적을 강조할 게 아니라 하나님께서 요셉에게 무엇을 해주셨나, 하나님을 강조해야 한다. 그것이 성공이다.

 

우리는 그런 면에서 잘못된 인본주의 성경, 인본주의 성공을 가르쳐 왔다. 내가 하나님에게 어떻게 하면 하나님을 감동시키고 축복(이 책에서의 축복이라는 단어는 복과 같은 의미로 사용된다.)을 얻어낼 수 있을까? 나의 재물(헌금)과 하나님의 축복을 빅딜(big deal) 한다. 거룩한 하나님을 대상으로 돈 나와라! 뚝딱! 도깨비 장사를 한다. 신앙생활이 일종의 거래가 된 셈이다.

 

그런 방식으로 성공한 사람들이 성공담을 간증하고 다닌다. 내가 출세하는데 하나님을 제대로 활용한 세상적인 성공을 하나님의 은혜라고 속이고 다닌다. 속이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속고 있다. 그래서 살다가 실패하면 하나님의 영광도 같이 추락한다. 하나님의 영광이 내 손에서 쥐락펴락하는 세상이 되고 말았다. 아하~ 이제 제대로 말세(末世)가 되나보다.

인본주의 자수성가

우리 사회에서 성공신화의 인물을 말할 때 세 유형이 있다. 제1유형은 자수성가(自手成家)이다. 자수성가는 집안이나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재산 없이 스스로의 힘으로 일가(一家)를 이룸을 말한다. 자신의 힘으로 사업을 이룩하거나 큰일을 달성한 경우이다.

 

2011년 6월 현재 1000억원이 넘는 주식부자 176명 가운데 혼자 힘으로 일어나 자수성가를 한 부자가 43명(24.4%)이다. 국내 20대 부자 중에 자수성가는 10위의 NC소프트 사장 김택진씨(1조 5056원), 15위의 락앤락 김준일 회장(1조 493억원) 정도이다. 당대에 1조원 이상의 재산을 소유한다는 것은 능력과 실력이 대단한 자수성가형 성공기업가이다.

 

주식부자 중 나머지 18명은 1위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8조 3418억원),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7조 5792억원), 정몽준 현대중공업 회장(3조 6452억원), 최태원 SK그룹 회장(3조 1294억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2조 3910억원)… 등으로 창업가문 2∼3세 상속자들이다. 상속자들은 부수성가다. 그러니까 100대 주식부자 중 80%가 부(富)의 대물림인 셈이다.

 

미국의 경우는 많이 다르다. 20대 부자 중에 샘 월튼 월마트 창업자의 2세인 짐 월튼 회장 등 4명과 피델리티 창업자의 상속녀인 에비게일 존슨… 등 5명이 상속을 받은 부자였고, 나머지 15명은 자수성가형 부자였다. 세계 최고 부호인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와 워렌 버핏 버크셔헤더웨이 대표, 로렌스 엘리슨 오라클 창업자 등 미국의 3대 부자는 스스로 기업을 창업해 부호가 됐다. 자수성가이다.

 

내용에 숫자들이 너무 많이 나오고 딱딱해지고 남의 이야기 같으니까 내 아들, 친구 같은 젊은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머리를 식히자.

 

여기 독특한 이력의 자수성가형 인물이 있다. 대학생의 신분으로 현재 연매출 230억원을 올리고 있는 대학생 자수성가 박준성(32세) 사장이다. 그는 국민대학교 경제학과 재학생으로 <부건에프엔씨>의 대표이사(CEO)이자 <멋남>의 사장이다. 대학에 입학해서 군대에 가고, 복학한 그는 도서관을 들락거리며 남들처럼 토익에 매달리고, 학점에 신경을 쓰고, 스펙(Spec)에 열을 올리는 평범한 대학생이었다.

 

그러다가 어느 날 "내가 진짜 좋아하고 잘 할 수 있는 것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평소 패션에 관심이 많고 좋아하던 그였기에 70만원으로 창업한다. 처음에는 청바지 1장 팔고, 다음엔 2장 팔고, 다음엔 4장 팔고… 하루에 2~3시간씩 자면서 혼자서 인간 마네킹 피팅 모델(Fitting Model)도 하고, 옷을 보러 다니고, 사이트 운영을 하고… 성공하기까지 정말 피나는 노력을 했다. 현재는 직원이 80명에 230억의 연매출을 올리고 있다. 전설과 같은 자수성가형이다.

 

어떻게 자수성가를 이룰 수 있을까? 성공학(成功學) 강사들은,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일을 하라, 백 원짜리, 십 원짜리, 일원단위까지 절약을 하라, 인맥(人脈)을 많이 쌓아두라… 고객서비스에 최선을 다하라, 꿈을 크게 가져라, 안내심을 가져라… 등등 요령을 말해준다.

 

부모의 유산이 없이 어떻게 당대에 자수성가를 할까? 성공학 강사들은,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일을 하라, 백 원짜리, 십 원짜리, 일원단위까지 절약하라, 인맥을 많이 쌓아두라… 고객서비스에 최선을 다하라, 꿈을 크게 가져라, 안내심을 가져라… 등의 요령을 말한다.

자수성가형 개척교회 목사

개척을 한 목사들은 자수성가형이다. 자수성가형 목회는 내가 교회를 개척하고 내가 이만큼 교회를 성장시켰다는 자부심이 있다. 자칫 ‘내가!’가 들어간다. 그러니 자식이 목사인데 개척교회를 시키고 싶지 않다. 개척교회가 얼마나 힘든 목회인지, 개척교회 목사가 당하는 시련과 상처와 아픔이 어느 정도인지를 뼈저리게 느끼고 알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개척교회 시대가 아니다. 맨 땅에 천막을 쳐도 사람들이 몰려오던 때가 있었다. 지하실에 개척교회를 세웠어도 일부러 찾아오던 열성신자들이 있었다. 개척교회 새벽기도회에 나왔다가 무명으로 슬그머니 헌금봉투를 올려놓고 사라지는 천사 같은 손길들도 있었다. 그러나 시대가 달라졌다. 그야말로 지금 개척을 했다가는 막차조차 놓치고 고생만 한다. 넓은 아파트를 구입하자마자 지금까지 봉사하던 상가교회가 아파트 평수보다도 작다고, 창피해서 그런 교회를 어떻게 다니냐, 며 큰교회로 옮겨버리는 비정한 세상에 개척교회는 너무 힘들고 개척교회 목회자들은 성장세미나를 찾아다니며 교회부흥을 위해 몸부림을 친다.

 

아버지 목회자들은 한국교회의 현실을 알고 있다. 앞으로의 목회는 더 힘들고, 특별한 재주(?)가 없는 한 자수성가 목회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안다. 그래서 ‘목회’를 물려주는 것까지는 좋은데 ‘교회’까지 아들이나 사위에게 물려주려다보니 세습 문제가 발생한다.

 

내가 개척했다고 사유재산화하니 재정이 투명하지 못하고 후임문제로 어려움을 겪는다. 자신의 목회를 자수성가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자수성가에는 자수(自手), 내 손의 수고와 노력과 재능의 결과라는 인본주의가 숨어있다. 교인들과 함께 일군 교회이지만 누구보다 내가 가장 고생했다, 그러니 내가 개척한 교회의 후임자를 선정하는 것은 내게 절대적인 권한이 있다, 우리 아들만큼 내 목회관을 잘 알고 교회 성격을 잘 알고 교인들을 잘 아는 사람이 누군가, 그러니 아들에게 교회를 물려주겠다! 이것이 세습 속에 들어있는 인본주의이다.

 

인본주의 자수성가 목회자가 세습을 강행하는 순간부터 교인들과 이웃과의 오랜 신뢰는 깨어지고 그동안 쌓아올렸던 존경을 까먹으며 내리막길 여생을 보낸다. 내 손으로 성공 탑을 쌓고 내 손으로 인격 탑을 허물어 버린다. 종종 자수성가 목회성공자들에게서 나타나는 말년의 모습이다. 존경했던 목회자에게서 그런 모습을 보면 무조건 비난할 수만도 없고, 참 안타깝다.(2장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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